| 장소 및 코스 |
오염하천의 대명사, 썩은 물이 흐르던 중랑천(中浪川) 일대가 살아나고 있다. 지난 98년부터 서울시가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여, 오리가 찾아오는 등 수질도 많이 개선된데다 주변에 각 구청이 자전거도로·체육공원·꽃길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.
◆ 되살아난 환경=중랑천 서울지역 19.3㎞구간의 6개 구청(노원·도봉·중랑·동대문·광진·성동구)이 노력한 덕에 강변이나 둔치에 쓰레기가 사라졌다. 중랑구 이화교 아래서 냉이를 캐던 김선희(여·49·중랑구 묵동)씨는 “저녁 국거리로 쓸 나물도 많아 이곳을 찾았다”고 말했다. 수질도 나아져 최근 3년간(1999~2001년) 수질검사 결과, 생물학적 산소요구량(BOD)이 10~16 mg/ℓ로 나타나 9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. 하지만 이곳에서 붕어나 잉어를 잡은 낚시꾼들이 “아직 냄새가 나 먹기는 힘들다”고 말하는 등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.
◆ 자전거도로=중랑천 동쪽 상계대교~녹천교(2.5㎞), 월릉교~송정동 토끼굴(7.7㎞) 둔치에 자전거 도로가 마련돼 있다. 16일 오후 장평교 부근 자전거도로는 헬멧에 선글라스를 쓴 2~3명 단위의 자전거 물결에 휩싸여 있었다. 유진희(柳眞姬·여·60·중랑구 면목3동)씨는 “중랑천이 달라진 이후 주말이면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러 온다”고 말했다.
자전거도로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달리기 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다. 길이 일직선으로 쭉 뻗은데다 바닥에 100m 단위로 거리가 표시돼 있어 운동량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. 이준호(李俊虎·28·중랑구 면목2동)씨는 “바닥에 요철이 심하지 않아 인라인 스케이트 타기에도 제격”이라고 말했다. 이곳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.
오는 4월부터 연말까지 중랑천 서쪽인 노원교~녹천교(4.3㎞), 이화교~용비교(7.8㎞) 둔치와 동쪽인 노원교~월릉교(5.5㎞) 둔치에 자전거도로가 추가로 설치된다. 늦어도 내년 봄이면 중랑천 양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위로는 수락산, 아래로는 한강까지 달릴 수 있게 된다.
◆ 체육공원=농구, 배드민턴, 게이트볼 등을 할 수 있는 체육공원이 중랑천변에 3~4곳 설치돼 있다. 16일 오후 면목동 체육공원에서 농구를 하던 최정식(16·휘경중 3학년)군은 “일요일 오후엔 빈 코트가 없을 정도”라고 말했다.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광장과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어 봄소풍을 나오는 사람도 많다. 할아버지, 할머니들에게 인기있는 게이트볼장은 10명이 동시에 운동할 수 있는 경기장이 2곳 있다. 이 밖에 오는 4~7월 도봉구, 동대문구쪽 둔치에 체육공원 6곳이 더 만들어질 예정이다.
특히 5월 중순~6월 초순이면 중랑천 둔치 곳곳에서 활짝 핀 유채꽃을 볼 수 있다. 월릉교~군자교 구간(약 6㎞)이 그중 장관을 이룬다. 성동구 살곶이 체육공원 주변 등에도 유채꽃 단지가 있다. 이 밖에 자연학습장 등에 코스모스, 해바라기도 가꾸고 있다.
( 琴元燮기자 capedm@chosun.com 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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